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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와 가짜 나는 진짜와 가짜라는 수식어를 믿지 않는다. 누군가 진짜와 가짜를 구분지어 가며 주장할 때는 자연스레 의심쩍은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진정한, 참된 등의 말들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물질적인 것에 대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 진짜 다이아몬드, 가짜 참기름 등 물질적인 것은 얼마든지 대부분의 경우 진짜와 가짜가 명확히 구분된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관념적인 것이다. 사상이나 가치에 대해 말할 때 남을 쉽게 배제하려 들고 자신만을 내세우는 자들은 손쉽게 자신에게는 진짜 딱지를 붙이고 남에게는 가짜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누군가 진정한 인간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특정 유형의 인간을 칭찬한다고 생각해보자. '진정한 인간'이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 '진짜 인간'이 가능하려면 '가짜 인간'..
서해순이 건드린 것 이상호와 김광복의 고소에 의한 서해순의 조사가 무혐의 불기소처분으로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론은 서해순을 연쇄살인범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이번 경찰 조사에서 응급구조대원,서해순 딸 서연양의 학교선생님, 당시 학부모들까지 포함한 47명의 참고인 조사가 이루어졌고 서연양의 핸드폰 문자, 일기, 서해순의 카드사용내역 등이 조사되었지만 추가로 밝혀진 것은 서해순이 다른 어떤 엄마들 못지 않게 딸을 성심성의껏 돌보았다는 것이다. 이 모든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서해순이 딸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김광석을 죽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서해순이 모든 관련자들을 매수했을 것이라고 주장해야 할 것이다. 즉 김광석 사망 당시 부검의와 경찰, 서연 양 사망 당시 경찰과 응급구조원, 서연 양 학교 선생님, 같은 ..
<영화 감상> 러빙 빈센트 사람들은 예술가를 통해 죽음본능을 대리 충족한다. 이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데 하나는 예술가가 남긴 작품을 통해서, 또 하나는 예술가의 삶을 통해서이다. 고흐의 삶이 이렇게까지 광범위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되고 소비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은 고흐의 처절하게 불행한 삶과 비틀거리면서도 거침없이 그 어두운 삶 속으로 걸어들어간, 그리하여 최후로 죽음에 다다른 고흐의 선택에 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구차하고 지리멸렬한 삶에서 도피하여 자유롭고 장대한 죽음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안락하고 쾌적한 매일매일의 삶을 양 손에 가득 움켜쥐기 위해 노동하고 평판에 신경쓰고 청결에 유의하느라 여념이 없다. 예술가는 대부분의 이들이 이렇게 소중히 가꿔가..
<독서 후기> 스탕달, 적과 흑 은 쥘리엥 소렐이라는 한 젊은 청년의 삶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작가인 스탕달은 집필 당시인 1800년대 초반 프랑스의 시대상을 소설 속에 녹여내며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 혁명 이전 폭풍전야의 고요함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꽤나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인공인 쥘리엥은 가난한 목재상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뛰어난 지적 수준으로 사제의 눈에 들어 훌륭한 교육을 받게 되는 인물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오로지 개인의 능력과 영웅적 정신으로 성공하는 나폴레옹을 동경하며 출세의 길을 도모한다. 결국 쥘리엥의 삶은 일반적인 눈으로 보기에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삶의 마지막에서 쥘리엥은 영웅적이고 화려한 삶 외의 행복이 있음을 깨닫고 차분하고 충만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단상(1) -예술은 대중의 취미에 봉사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대중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요즘, 집단으로 움직이는 자들의 개인주의자들에 대한 테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모든 문장은 머릿속에서 종이 위로 내려 앉을 때 어느 정도 그 빛을 잃기 마련이다. -가치 있는 것은 주장이 아니라 실천에서 나온다.
천규석, 윤리적 소비 <책 추천> 나는 평소에 무엇을 구입하고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 지에 대해 걱정이 많다. 무엇을 구매하더라도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함이 남는 것이 요즘의 소비라고 생각한다. 이 찜찜함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는데 우선 나와 내 가족의 건강과 관련된 것이다. 뒷면에 작은 글씨로 각종 화학성분들이 빼곡히 적힌 가공식품은 말할 것도 없고 고기나 우유, 계란을 사더라도 항생제나 성장호르몬제가 걱정이 되고 채소나 과일을 사도 농약 걱정이다. 두부나 기름류는 GMO가 마음에 걸리고 해산물은 방사능과 중금속 생각이 딸려온다. 음식 외에도 요즘의 나의 걱정은 몸에 닿는 것에까지 번져 생리대, 휴지에 대한 의구심은 물론 옷이나 가방 등의 염색 과정과 그 속에서 발생될 수 있는 유해물질에 관한 생각에까지 미쳤다. 걱정은 건강에 대한 영향 ..
<책 추천> 에티카, 스피노자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총 5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신과 정신에 대해 다룬 1,2장과 감정과 인간의 감정에 대한 예속을 다룬 3,4장, 어떻게 감정을 극복하고 이성에 따라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가를 다룬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스피노자의 신은 인격신이 아니다. '에티카'에서 신은 자주 자연과 동일시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그 특징은 목적도 의도도 없이 존재하며 다른 모든 것들의 근거가 되어준다. 스피노자에게 유일한 실체는 신뿐이며, 다른 모든 것들은 신의 변용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의 일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피노자의 '신'은 어느 정도 노자의 '도'를 떠올리게 한다. 노자의 '도'는 자연의 운행법칙을 나타내는 것인데 '도'의 특징은 목적과 의도 없이 운행되며, 존재하는 모든 만물의 근거..
미세먼지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생각 가을이 다가오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체로 한국의 여론은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중국이라는 국가를 지목하고 있다. 서풍이 부는 여름철에 한국의 하늘이 맑은 것을 보면 대한민국을 뒤덮는 미세먼지의 상당부분의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점은 반박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의 원인은 중국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정당한 것일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하나하나 짚어보려고 한다. 우선 전세계의 공기질 상태는 어떨까? 우선 2016년 환경성과지수 (EPI, 2002년 예일대와 컬럼비아대의 공동연구진이 다보스포럼에서 부정기적으로 발표하는 환경지표) 를 보면 지표의 최하위권 국가들은 대다수가 아프리카 대륙에 몰려 있다. 환경성과지수는 공기질 외에도 보건, 위생, 식수, 농업, 어업, 산림 등 ..